<제니홀저의 11개의 경구들>
본 시리즈는 일레븐(eleven)과 마침표(.)의 케피탈이라는 의미를 영문 점자 형식으로 벽면에 브라켓을 활용해 설치한다. 제니홀저의 <경구들>(1977~1979)에서 발췌한 문구를 ‘국제해군기류’의 문자기 도안을 사용하여 이미지화 한 작품이다. 이 11개의경구들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돌다리에 새겨졌다. 작가는 지난 코로나 기간 인적이 드물던 돌다리를 산책하며 계절, 날씨,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던 돌다리의 빛을 촬영하였다. 수많은 사진은 컴퓨터 파일로 통합하고 분류했고 석조 다리의 세밀한 이미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확대하고 해상도를 줄여 각 경구마다 5개의 추상 픽셀 색상만 남겼다. 그렇게 축적된 시간을 색으로 추출하고, 이 추상픽셀의 색상은 깃발의 색상을 위한 템플릿 역할을 했다.
이 시리즈를 포함한 일련의 작품들은 조형성과 원색의 조합이 두드러지는데, 마치기계가 빚어낸 전광판의 이미지처럼 보인다. 이처럼 김은숙의 작품은 언뜻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것만 같다. 하지만 작품에 다가갈수록 작가가 캔버스에 쌓아 올린 시간의결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작가는 선을 정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마스킹테이프를 사용하며 공간을 구획하고, 그 면면을 공들여 색으로 채워나갔다. 작품에 녹여낸 해묵은 메시지만큼이나 작가의 수행에 가까운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Jenny Holzer’s 11 Truisms_acrylic on canvas, bracket_116.7x91cm (6), 100x80.3cm (12)_2023
1. 지나친 의무감은 당신을 구속한다 (A STRONG SENSE OF DUTY IMPRISONS YOU)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2pcs-116.7x91cm_2023
2. YOU ARE GUILELESS IN YOUR DREAMS (사람은 꿈 속에서 솔직하다)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100x80.3cm_2023
3. 따분함은 미친 짓을 하게 만든다 (BOREDOM MAKES YOU DO CRAZY THINGS)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100x80.3cm_2023
4. SOLITUDE IS ENRICHING (고독은 사람을 풍요롭게 한다)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3
5.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 (REMEMBER YOU ALWAYS HAVE FREEDOM OF CHOICE)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2pcs-116.7x91cm_2023
6. YOU ARE THE PAST PRESENT AND FUTURE (당신은 과거이고 현재이며 미래다)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2pcs-100x80.3cm_2023
7. 가질 수 없는 것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THE UNATTAINABLE IS INVARIABLY ATTRACTIVE)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2pcs-100x80.3cm_2023
8. LISTEN WHEN YOUR BODY TALKS (자신의 몸이 하는 말을 들어라)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3
9. 모든 것은 미묘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ALL THINGS ARE DELICATELY INTERCONNECTED)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2pcs-100x80.3cm_2023
10. RAISE BOYS AND GIRLS THE SAME WAY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를 똑같이 양육하라)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2pcs-100x80.3cm_2023
11. 당신의 모든 행동이 당신을 결정한다 (THE SUM OF YOUR ACTIONS DETERMINES WHAT YOU ARE)_제니홀저_캔버스에 아크릴_2pcs-100x80.3cm_2023
<잠수함 속 토끼와 탄광 속 카나리아>
‘잠수함속 토끼와 탄광 속 카나리아’와 ‘포도나무 옆 붉은 장미’ 모두 위험을 알리는 신호, 즉 징후에 대한 이야기다. 제니홀저의 아이코닉한 텍스트 작업, “내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지켜줘 Protect me from what I want”부터 2점의 작업은 여기 가라앉는 벽 위에1985년 제니홀저가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전사한 3가지 언어로 구성을 했다. 작가는 더 나아가 평면의 작품을 공간에 이식하며, 생경한 긴장감을 연출한다. 그렇게 구현한 설치물들을 보면, 작가가필사적으로 보내는 신호가 바닥으로 가라앉는 것만 같다. 누군가 어서 알아채길 바라면서 말이다.
Rabbit in the Submarine and Canary in the Coal Mine_painted on wood, acrylic on canvas_116.7x91cm (3)_2024
제니홀저가 1985년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투사한 텍스트 3가지
1. 내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지켜줘 (Protect me from what i want)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3
2. 권력 남용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Abuse of power comes as no surprise)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3
3. 사적 소유가 범죄를 낳는다 (Private property created crime)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3
<포도나무 옆 붉은 장미>
‘포도나무 옆 붉은 장미’는 1966년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가 작업노트에 남긴 명제가 담겨있다. 리히터는 작업은 ‘불확실성’이라고 명명했다. 그의 작품 ‘4900가지 색채’에서 우리가 보는 색상은 총 25가지다. 5횡 5열 총 25개의 작은 사각형을 무작위로 배열한 패널 하나를 최소 단위로 하며, 이 패널 196개를 조합해 여러 형태를 완성한다. 이 196개패널을 어떤 식으로 조합하느냐에 따라 ‘4900가지 색채’는 11개 버전으로 나뉜다. 빨강, 노랑, 파랑, 녹색의 기본 4원색을 프로그램으로 무작위로 추출해 배열했지만 각각의 색은 우열 없이 평등하다. 이 색채는 국제해군기류가 가지는 본래의 색상 대신 유사한 채도로 변형된다. 그리고 그의 ‘Strip’작품처럼 압축된 신호 깃발의 신호는 정보나 의사가 전달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감지될 수 있는 변수를 의미한다.
Red Roses by the Grapevine_Gerhard Richter 5 proposition_acrylic on canvas_116.7x91cm (5)_2024
1. 나는 끝없는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I love endless uncertainty.)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4
2. 나는 어떤 강령도, 어떤 양식도, 어떤 방향도 갖고 있지 않다. (I have no program, no style, no direction.)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4
3. 나는 무규정적인 것, 무제약적인 것을 좋아한다. (I like undefined, unrestricted things.)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4
4. 나는 어떤 목표도, 어떤 체계도, 어떤 경향도 추구하지 않는다. (I pursue no goal, no system, no trend.)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4
5. 나는 항상 믿어야 한다고 믿는다. (I believe you should always believe.)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4
<BET-WEEN 비트-윈>
벽에 연출된 작업은 영문 점자로 ‘between’을 시각화 한다. 하나의 단어로는 사이, 틈이지만 ‘bet 은 내기, 배틀, ween은 기대하다’라는 의미로 분절되었을때 다른 의미를 가진다. 캔버스에 붓질을 통한 시각화는 타자의 사라짐을 가속화하는 디지털 소통에 대한 의제가 되며 인간 관계망의 본질적 요소를 상징한다.
작가의 직접적인 붓질을 통해 다른 예술적 매체들이 갖지 않는 고유한 성질인 회화적인 기법을 통해 디지털 소통이 아닌 촉각적 소통을 관계의 본질적 요소로 상정하고 캔버스에 부각시킨다. 그리고 화면은 가상의 공간에서 제공한 이미지 생성의 과정 속에 담긴 시간성을 녹여내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영상을 통한 오브제들의 입체성이 최대한 배제되고 기하학적 요소들을 사용한 패턴 안에서 색의 배열과 조화가 강조된 화면으로 나타난다. 또한 화면의 시각적 완성에 대한 개념보다는 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한 예술적 존재의 탐구 과정에 집중한다.
Bet-Ween_acrylic on canvas_116.7x91cm (20)_2022
1. 불확실성으로부터 (from uncertainty)_
캔버스에 아크릴_2pcs-116,7x91cm_2022
2.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_캔버스에 아크릴_3pcs-116,7x91cm_2022
3.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리라 (Thy will be done an earth as it is in heaven)_캔버스에 아크릴_2pcs_116,7x91cm_2022
4.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수밖에 없다
(there is none. but see the unseen)_캔버스에 아크릴_2pcs-116,7x91cm_2022
5. 개과불린 (If there is a mistake, don't hesitate to fix it at once)_캔버스에 아크릴_2pcs-116,7x91cm_2022
6. 모스가 처음 전파한 모스 신호의 글귀 (what hath God wrought)_캔버스에 아크릴_2pcs-116,7x91cm_2022
7. 남북공동해군기류 (Common unification symbol of South and North Korea 9 flags used to send signals between ships)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2
8. 사람들은 할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 (One always speaks badly when one has nothing to say)_볼테르, 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2
9. A~Z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2
10. 생생한 공상을 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제니홀저 (It is crucial to have an active fantasy life:jenny holzer)_캔버스에 아크릴_3pcs-116,7x91cm_2022
11. 당신을 위하여:제니홀저 (for you)_jenny holzer_캔버스에 아크릴_116,7x91cm_2022
<Jenny Holzer's 11 Truisms>
This series uses brackets to install the meaning of eleven and capital in English Braille format on the wall. This work visualizes phrases from Jenny Holzer's <Truisms> (1977-1979) using the letter design of the 'International Naval Stream'. These 11 Truisms are currently engraved on the stone bridge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Gwacheon. During the COVID-19 period, the artist took a walk along the stone bridge, which was rarely visited, and photographed the light on the stone bridge that changed from moment to moment depending on the season, weather, and time. Numerous photos were integrated and classified into computer files, and the detailed images of the stone bridge were digitally enlarged and reduced in resolution, leaving only five abstract pixel colors for each aphorism. The accumulated time was extracted as color, and the colors of these abstract pixels served as templates for the colors of the flag.
A series of works including this series stand out for their combination of sculptural forms and primary colors, and they look like images of electronic billboards created by machines. At first glance, EUNSOOK KIM’s work seems to be untouched by human hands. However, as you approach the work, the time that the artist has built up on the canvas is naturally revealed. The artist uses masking tape to precisely express lines, divides the space, and painstakingly fills the space with color. The time that is close to the artist’s practice is fully contained in the work, as is the old message that is melted into it.
<Rabbit in the Submarine and Canary in the Coal Mine>
Both ‘Rabbit in the Submarine and Canary in the Coal Mine’ and ‘Red Rose by the Grapevine’ are stories about signs, or omens, that signal danger. Starting with Jenny Holzer’s iconic text work, “Protect me from what I want,” the two works are composed of three languages that Jenny Holzer transcribed on the Times Square billboard in 1985 on the sinking wall. The artist further transplants flat works into space, creating an unfamiliar sense of tension. Looking at the installations she implements in this way, it seems as if the signals she desperately sends are sinking to the bottom, hoping that someone will notice them soon.
<Red Roses by the Grapevine>
‘Red Roses by the Grapevine’ contains a proposition that Gerhard Richter (1932~) left in his work notes in 1966. Richter named the work ‘uncertainty.’ In his work ‘4900 Colors,’ we see a total of 25 colors. One panel, which is a random arrangement of 25 small squares in 5 rows and 5 columns, is the minimum unit, and various forms are completed by combining 196 of these panels. Depending on how these 196 panels are combined, ‘4900 Colors’ is divided into 11 versions. The four basic colors of red, yellow, blue, and green were randomly extracted and arranged by a program, but each color is equal without any superiority. This color is transformed into a similar saturation instead of the original color of the international naval flag. And like his ‘Strip’ work, the signal of the compressed signal flag means a variable that can be detected as a means by which information or intention can be conveyed.
<BET-WEEN>
The work displayed on the wall visualizes ‘between’ in English Braille. As a single word, it means between, gap, but when segmented, it has a different meaning as ‘bet means wager, battle, ween means anticipation.’ The visualization through brush strokes on the canvas becomes an agenda for digital communication that accelerates the disappearance of the other and symbolizes the essential elements of human relationships. Through the artist’s direct brush strokes, the artist assumes tactile communication, not digital communication, as an essential element of relationships through a painterly technique that other artistic media do not have, and highlights it on the canvas. And the screen acts as a medium that melts the temporality contained in the process of image creation provided in the virtual space. As a result, the three-dimensionality of objects through the video is excluded as much as possible, and the screen appears with the arrangement and harmony of colors emphasized in a pattern using geometric elements. In addition, rather than the concept of visual completion of the screen, it focuses on the process of exploring artistic existence through the interaction of relationships.